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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만 받고 가버린 풍수(風水)

 

 

옛날 충청도 어느 고을에 아들 3형제가 살았다.  

 

불행하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모시게 되었는데, 당시 풍습에 따라 좋은 묘 자리인 명당을 찾기 위해 유명한 풍수를 초청하였다.   

 

명당에 묘를 잘 쓰느냐 못쓰느냐에 따라 돌아가신 부모에게 효도가 되느냐? 안 되느냐? 가 결정되고, 또한 후손이 잘 사느냐 못 사느냐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므로, 풍수(風水)를 모시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던 중 유명한 풍수가 와서 앞으로 닷새만 있으면 명당(名堂)자리를 잡아 주겠다고 하였다.  

 

하루는 풍수가 사랑방에서 쉬고 있으려니까 문이 열리면서, 이 집의 며느리가 들어와서 절을 하였다.  "지사(地師)님, 저는 이 집 큰며느리입니다. 집안이 잘 되려면 맏아들이 잘 되어야 물이 흐르듯 아래로 혜택이 내려갈 것이니, 장손이 잘 되는 명당자리를 잡아 주십시오." 하며 보따리를 하나 풍수에게 건네 주었는데, 아마도 그것은 옷 보따리인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튿날 저녁에도 사랑방 문이 열리면서 이 집의 둘째 며느리가 들어와서 절을 하였다.  "지사님, 저는 이 집 둘째 며느리입니다. 집안이 잘되려면 둘째 자손이 잘 되어야 아래, 위로 혜택을 줄 것이니, 둘째 자손이 잘되는 명당을 잡아 주십시오."

 

그러면서 또 옷 보따리를 하나 풍수에게 주었다. 풍수는 기분이 더욱 안 좋았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하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 이튿날 저녁에 또 다른 며느리가 들어왔다.  

 

이 집의 막내 며느리였다. "지사님, 저는 이 집의 막내며느리입니다.  끝 손인 막내가 잘 되게 명당을 잡아주십시오." 셋째 며느리는 이유를 달지도 않고 자기에게 유리한 명당을 잡아 달라고 부탁을 하면서 옷 보따리를 내밀었다.  

 

그 날 저녁 풍수는 너무 기분이 나빴다.  

 

큰며느리는 장손이 제일이라고 하고, 둘째 며느리는 가운데 손이 제일이라고 하고, 셋째 며느리는 끝 손이 제일이라고 하니, 누구를 잘 되게 해주고 누구를 안 되게 해 주겠는가, 실로 난감한 일이었다.

 

묘 자리를 쓰기에 따라, 장손이나 끝 손이 잘 되게 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형제간에 서로 자기를 잘 되기만 바라는 이기심을 보자, 풍수는 마음이 아주 울적하고 또 불쾌했다.  그래서 옷 보따리 세 개를 그대로 쌓아 두고 가 버렸다.  

 

아들 3형제는 깜짝 놀라서 뒤쫓아가면서, "여보시오, 지사님, 내일 모레면 장례를 치르는데 지금 가면 어찌 됩니까? 거기 좀 서십시오." 하고 소리 지르며 쫓아가서 풍수를 붙들었다. "이렇게 모시러 왔으니 노여운 일이 있으면 푸시고, 어서 집으로 돌아갑시다."

 

"맏 상주이시군요. 물론 놀라셨을 것입니다만, 당신네들이 나를 탓하지 말고 내가 있던 사랑방에 어서 가 보시오. 거기에 모든 까닭이 있습니다. 당신 부인에게 물어 보십시오."

 

"저희 집 사랑방에 명당 터 잡은 것이 있습니다?" "글세, 가 보시면 압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맏 상주는 부리나케 집에 돌아와서 사랑방에 가 보았다.

 

그런데, 옷 보따리 세 개만이 놓여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기 부인을 불러 옷 보따리의 사유를 물으니 3형제의 부인들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모두들 얼굴을 붉히며 방바닥만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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