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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과 신선 진도남

 

 

송나라가 건국되기 이전의 난세에 천하를 얻을 대 야망을 품고 화산(華山)이란 곳에서 구국의 야심을 닦고 있던 진도남(陳圖南)이란 백발도인은 구름 낀 하늘을 바라보며, "오! 하느님, 이 난세를 수습할 지혜와 용기를 주시옵소서. 어서 빨리 한시가 급합니다." 기원을 발원하고 있었다.

 

몇 년간 도의 경지에 다다르다보니 앞날을 예지하는 능력이 있던 진도남이라는 백발도인은 새벽 일어났다. 그리고 냉수에 목욕을 하고는 아홉 척이나 되는 긴 지팡이를 짚어가며 화산 중에도 가장 험준하고 보통 사람의 능력으로는 감히 올라갈 수 없는 정상을 비호처럼 날아올라 눈을 감고 하장을 하여 앞으로 돌아올 미래에 대해서 천안통(天眼通)을 시도해 보고는 깜짝 놀랐다.

 

눈을 감고 있는데도 마치 거울에 물체가 나타나듯이 돌아올 미래사가 훤히 펼쳐 보여졌다. 세상 저쪽에서는 도적놈들이 부녀자들을 겁탈하는 것이며, 과부가 홀아비와 정을 통하는 것, 유부남 유부녀가 음침한 곳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통정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서로 나라를 얻고자 날뛰고 있는 모습들이 참으로 난세 그대로 나타난 때문이었다.

 

그 많은 현상들 중에 진도남을 더욱 깜짝 놀라게 한 엄청난 현상은 생년 생월 생일 생시 등이 똑같은 조점검(趙點檢)이란 사람의 머리에 천하를 얻을 천기(天氣)가 무지개처럼 빛나고 있을 것이었다.

 

진도남은 그 길로 하산을 하여 천하를 얻을 야망을 펼치며 여러 인재들과 접촉을 하면서 그 기세를 궁성으로 몰았다.

그러나 궁성을 앞에 얼마 남기지 않고 있을 때 천하를 진동하는 천군만마(天軍輓馬)의 함성이 들려왔다.

이상하다 싶어 급히 말을 몰아 달려가 보았더니 이미 사주팔자가 같은 조점검이 천하를 얻어 입궁하고 있는 중이었다.

 

진도남은 그 자리에서 궁성을 향하여 큰절을 올리고서 껄걸 웃고는 그 즉시로 말머리를 돌려 다시 입산하였다. 운명의 순리를 따르고자 함이었다.

 

그 후 진도남은 도에 전념하여 신선이 돼 수많은 사람을 제도하였다. 인간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높은 사람은 천자라고 할 수 있겠으나, 도를 닦아 신선이 되는 것도 그만큼 존귀한 것이다.

 

그러나 뭇사람들은 그 진실을 모르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으나 천하를 다스린 조점검이나 도를 닦은 진도남은 비록 맡은 지위가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를 망정 인간 세계에서의 제왕이든 천상계의 신선이든 그 존귀함은 같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늘에 태양이 둘 있어서는 안 된다."는 진리를 말하고 입산수도 한 진도남의 명언은 자신을 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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